일본 7세기 민담 속에 등장하는 ‘혀를 잘린 그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당시 사회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동물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인간관계와 윤리적 문제들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혀를 잘린 그네’: 전설적인 발자취를 따라가다
이 이야기는 일본 고대 문학에 수록된 ‘만요슈’라는 시집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당시 사회는 지배층과 백성 사이의 불평등이 심각했으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 또한 낮았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혀를 잘린 그네’는 고대 일본인들의 도덕적 가치관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민담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 이야기의 시작: 오누이와 조카 사이의 갈등
이야기는 옛날 어느 집안에서 자랐던 두 남매, 키요미(kiyomi)라는 아름다운 소녀와 그녀의 오빠가 등장하며 시작됩니다. 키요미는 정의롭고 강인한 마음씨를 가졌지만, 그러지 못한 오빠는 욕심이 많고 부정직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키요미에게 길에서 발견된 작은 새 한 마리를 안겨주며 운명의 바퀴가 돌기 시작합니다.
2. ‘그네’: 무한한 사랑과 충성심을 상징하는 존재
이 새는 그네(tsugu)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데, 희귀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동물로 묘사됩니다. 키요미는 그네를 소중히 여기며 사랑과 애정을 쏟습니다. 그네 또한 키요미에게 충성심을 다하고, 그녀의 말을 잘 이해하며 따릅니다.
하지만 오빠는 그네가 가진 특별함을 이용하여 부자가 되고 싶어 했습니다. 그는 그네를 조교로 삼아 사람들의 집에 찾아가, 그네가 이전에 알려주었던 소식들을 이용하여 돈을 갈취하고자 합니다.
3. 불의에 대한 저항: 키요미와 오빠의 대립
키요미는 오빠의 행동이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그네를 보호하려 애쓰지만, 그녀의 말은 오빠에게 전혀 들려가지 않습니다. 오빠는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키요미와 그네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를 것을 고집합니다. 이 과정에서 ‘혀를 잘린 그네’라는 이야기의 주제인 인간과 동물, 그리고 정의와 불의 사이의 갈등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4. 최후의 선택: 그네는 어떻게 될까요?
오빠가 그네를 이용하여 재산을 축적하는 모습을 목격한 키요미는 슬픔과 분노에 사로잡힙니다. 이때, 그네는 오빠를 혼내고 그의 부정행위를 멈추게 하려고 애쓰지만, 오히려 오빠에게 함부로 혀가 잘린다는 처벌을 받게 됩니다. 키요미는 그네의 상황에 지혜를 발휘하여 오빠의 행동을 세상에 알리고, 정의로운 처벌을 받도록 합니다.
5. ‘혀를 잘린 그네’의 의미와 해석:
- 동물과 인간 관계: ‘혀를 잘린 그네’는 동물이 인간처럼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는 고대 일본인들이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했음을 드러내며, 동물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는 윤리적 가치관을 담고 있습니다.
- 정의와 불의: 그네가 부당하게 혀를 잘리는 상황은 고대 일본 사회에 만연했던 권력 남용과 불평등을 비판합니다. 키요미의 용기와 정의로운 행동은 어려움 속에서도 옳음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 희생과 용서: 그네는 오빠의 잘못 때문에 고통을 받지만, 끝까지 키요미를 보호하고 싶어 합니다. 이는 자기희생적인 사랑과 용서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인간관계에서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혀를 잘린 그네’ : 시간을 초월한 메시지
‘혀를 잘린 그네’는 단순한 민담이 아닌, 고대 일본 사회의 윤리적 가치관과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과거를 되짚어보고 현재에도 적용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동물 보호와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계기가 될 것입니다.